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미키 17(Mickey 17)>은 개봉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기생충>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와 손을 잡고 내놓은 작품이라는 점, 여기에 로버트 패틴슨이라는 글로벌 스타의 주연 참여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하자 예상 밖의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영화계와 팬들 사이에서는 "봉준호 영화 최초의 흥행 실패인가?"라는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른바 '흥행 실패' 논란의 배경을 정확히 살펴보고, 이 영화가 정말 흥행에 실패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냉철하게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대 vs 현실, '미키 17'의 초반 흥행 성적은?
영화 <미키 17>은 워너브라더스가 야심 차게 투자한 대작 SF 영화로, 개봉 첫 주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약 3천만 달러라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이는 할리우드 기준으로 볼 때 절대적으로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총제작비가 약 1억 2천만 달러에 이르고 글로벌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초기 수익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전작 <기생충>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며 기대감이 높았던 터라, 초반 흥행 성적이 상대적으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2. '미키 17'은 왜 기대만큼 흥행하지 못했나?
(1) 어려운 소재와 복잡한 세계관
<미키 17>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동명 소설 『Mickey7』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인간 복제와 불사의 개념을 다룬 다소 철학적이며 심오한 SF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에게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개봉 전부터 있었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스토리가 어렵다", "철학적 메시지가 강해 부담스럽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이는 상업영화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접근성(Accessibility)이 부족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 기존 팬덤과의 괴리감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은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게 지적하거나,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미키 17>은 SF 장르로서의 미학적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기존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이질적으로 느껴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전작들에서 기대했던 감독 특유의 "현실 풍자적 요소"나 "캐릭터들의 공감성"에서 부족함을 느꼈다는 평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3. 박스오피스 수치가 전부일까? 평단과 관객의 평가 분석하기
하지만 박스오피스 수치만으로 영화의 성패를 논하는 건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다.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대중적 인기뿐 아니라 평론가와 관객들의 실제 평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 <미키 17>은 평론가 평가 점수 85% 이상, 관객 점수 역시 80%를 넘어서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평론가들은 영화의 시각적 연출과 철학적 깊이를 높게 평가했으며, 봉준호 감독이 SF 장르에서도 여전히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관객 평가 역시 양극화된 면이 있지만, 특히 SF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 가장 지적인 SF 영화", "역시 봉준호답게 통찰력 있는 작품"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즉, 관객들의 절대적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영화 자체의 품질과 메시지 전달력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4. 비교 사례: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과의 성적 차이
봉준호 감독은 이전에도 모든 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대성공을 거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설국열차> 역시 개봉 초반에는 흥행이 다소 미지근했고, <마더>나 <살인의 추억> 역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에서는 압도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꾸준히 평가받고 팬덤을 형성하며 결국엔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 봉준호 감독 작품의 특성상 초기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평가와 컬트적인 인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미키 17> 역시 초기 성적으로만 평가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평가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5. 글로벌 시장과 OTT 시대, 흥행 판단의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과거 영화의 성공은 극장 흥행 수입이 절대적이었지만, 최근 OTT 플랫폼의 부상으로 영화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더 이상 극장 수입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워너브라더스는 <미키 17>을 일정 기간 극장 개봉 후 빠르게 HBO Max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배포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이는 극장 수입이 기대 이하이더라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와 콘텐츠 파급력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영화 산업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미키 17>의 최종적인 성공 여부는 극장 수익 외에도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적,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 그리고 장기적인 팬덤 형성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미키 17>의 초기 흥행 성적과 그 원인, 평가를 중심으로 논란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엔 아직 섣부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전통적으로 '긴 생명력'을 가진 영화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과연 <미키 17>은 정말 흥행 실패로 기록될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다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영화의 메시지와 앞으로의 관객 반응, 그리고 흥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